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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선운산> 한국의 100대 명산, 등산코스 안내, 산행 팁

by bosalnim 2026. 7. 25.

필자가 직접 촬영한 선운산 정상석

해발 335m짜리 산에서 800m급 조망이 나온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제가 직접 올라보기 전까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고창 선운산, 낮다는 이유로 한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던 산인데, 막상 천마봉 능선에 올라서는 순간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숫자가 다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선운산>

"300m대 산은 그냥 동네 뒷산 아닌가" 라는 편견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저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선운산이 100대 명산으로 선정된 근거를 보면 단순히 높이나 난이도가 아니라, 지형의 희소성과 생태적 가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선운산은 호남정맥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가 서해안 방향으로 뻗다가 바다를 코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기세를 모아 만들어진 반도형 산지입니다. 여기서 반도형 산지란 산줄기의 끝이 바다와 맞닿는 지형을 뜻하는데, 이런 구조 덕분에 낮은 고도임에도 능선 위에서 사방이 확 트이는 조망이 나옵니다. 수리봉에서 곰소만과 고창 평야가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정상에 서면 '여기가 정말 335m가 맞나?' 싶은 느낌이 옵니다. 이 산이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리는 것도 단순한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등산코스 안내 - 최단코스와 11km 순환루트

선운산 산행은 거의 대부분 선운사 도립공원 주차장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원점회귀형 또는 순환형 코스로 이루어집니다. 제가 이번에 선택한 루트는 일주문 → 석상암 → 마이재 → 수리봉(정상, 336m) → 포갠바위 → 용문굴 → 낙조대 → 천마봉(284m) → 도솔암 → 장사송 → 선운사로 이어지는 약 11km 순환 코스였습니다. 휴식과 사찰 참배 시간까지 포함해 총 4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초반 약 1.7km 구간은 임도(비포장 차도 수준의 완만한 산길)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임도란 차량이나 장비가 다닐 수 있도록 산속에 낸 넓은 흙길로, 경사가 거의 없어 몸을 풀기에 딱 좋은 구간입니다. 꽃무릇 잎이 땅바닥에 납작하게 깔려 있고, 새싹들이 푸릇한 여름 내음이 진짜였습니다. 데이터로는 도무지 설명이 안 됩니다.

마이재를 지나면 본격적인 등산로로 전환됩니다. 주차장 출발 기준 고도 약 50m에서 시작해 마이재(고도 약 200m)까지 40분, 이후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약 20분이 추가로 소요됩니다. 경사 자체가 급격하지 않아서 등산에 입문하는 분도 충분히 소화활 수 있는 수준이고, 실제로 어머니와 함께 오른 분이 약 1시간 만에 정상을 찍는 것도 보았습니다.

필자가 직접 촬영한 선운산 정상 전망

구간별 핵심 포인트 정리

제가 걸으면서 특히 눈에 들어왔던 구간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수리봉(336m) : 정상석 기준 서해 방향 조망이 열립니다. 미세먼지가 있던 날에도 곰소만 윤곽이 보였으니, 맑은 날은 칠산 앞바다까지 펼쳐질 것입니다.
  • 용문굴 : 정규 능선에서 0.1km 내려가야 하지만 반드시 들를 가치가 있습니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응회암 절벽에 뚫린 천연 동굴로, 실제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 낙조대 : 서해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바위 전망대 입니다. 해질녘 방문객이 많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가 간 시간엔 해가 중천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낙조 상상이 절로 됐습니다.
  • 천마봉(284m) : 이번 코스의 실질적 하이라이트, 정상석 높이는 284m지만 조망은 800m급입니다. 천마봉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200m 구간의 암릉 풍경이 특히 압권이었습니다.
  • 장사송 : 수령 약 600년으로 추정되는 소나무로 천연기념물 제354호입니다. 도솔암에서 선운사로 내려오는 길목에 있어 놓치기 쉬운데, 실제로 보면 크기와 수형(나무의 생김새)에 압도됩니다.

산행 팁 - 동백숲과 천연 기념물들

선운사 뒤편 산비탈에는 동백나무 약 3,000그루가 너비 30m 띠 형태로 자라는 숲이 있습니다. 1967년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입니다. 제가 방문한 시기가 봄이어서 동백꽃이 막 피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 절정기에 맞춰 오면 절 뒤 비탈 전체가 붉게 물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진달래와 벚꽃이 동시에 피는 시기와 겹쳐서 색깔 대비가 상당히 극적이라고 합니다.

동백숲 외에도 선운사 입구 바위 절벽에 자라는 송악(천연기념물 제367호)이 있습니다. 송악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덩굴 식물로, 줄기에서 공기뿌리가 나와 바위나 나무에 달라붙어 올라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5월이 되면 포도송이 같은 열매가 맺힌다는데, 저는 이번에 잎만 봤습니다. 그리고 수령 약 600년의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까지 포함하면, 선운산 한 코스 안에서 천연기념물 세 가지를 연속으로 만나는 셈입니다. 이 밀로는 제 경험상 국내 100m급 이하 저산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입니다

2016년 선운산은 장애인/어르신/영유아 동반 가족 모두가 이동 제약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열린 관광지'로 지정되었습니다. 선운사 주변 탐방로가 전반적으로 평탄하게 정비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도 봤고, 어르신들이 산책하듯 사찰 주변을 도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상을 노리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게 이 산의 또 다른 강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 선운산 산행 초보자도 오를 수 있나요?

A : 수리봉 정상만 찍는 최단 코스 기준으로는 주차장에서 1시간 이내에 오를 수 있고, 경사도 완만합니다. 임도 구간이 길어 몸을 천천히 풀면서 올라갈 수 있어 등산 입문자에게도 적합합니다. 다만 천마봉까지 포함한 순환코스는 11km 약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체력에 맞게 코스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Q : 선운산 동백꽃 보러 가기 좋은 시기가 언제인가요?

A : 선운산 동백꽃은 4월부터 피기 시작해 4월 하순에 절정을 이루고, 5월 초순까지 유지됩니다. 이 시기에는 진달래와 벚꽃이 동시에 개화하여 색감 대비가 극적입니다. 가을 단풍 시즌도 암릉과 어우러져 풍경이 좋다는 평이 많으니, 잎이 풍성한 여름 이후부터 단풍이 드는 10~11월도 방문 적기로 볼 수 있습니다.

 

Q : 선운산 주차장은 유료인가요, 주말에 자리가 있나요?

A : 선운산도립공원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되며, 규모가 넉넉한 편입니다. 평일에는 여유 있게 주차할 수 있고, 주말 성수기에는 관광객이 몰려 혼잡할 수 있습니다. 동백꽃 절정기인 4월 하순 주말은 특히 일찍 도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Q : 용문굴은 꼭 들러야 하나요? 체력 소모가 큰가요?

A : 능선 기준 약 0.1km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므로 체력 소모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내려가는 경사가 제법 있으니 무릎이 좋지 않은 분은 참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응회암 절벽에 뚫린 자연 동굴로, 규모와 형태가 독특해서 들를가치가 충분합니다.

에필로그

필자가 직접 촬영한 선운산도립공원의 선운사

선운산을 두고 "낮은 산이니 가볍게 다녀오면 된다"는 시간도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수리봉 정상에서 서해 바다가 보이는 순간, 그리고 천마봉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암릉 구간에서 느낀 스케일은 높이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반도형 산지 특유의 지형 구조와, 8천만 년 전 화산 활동이 만들어낸 절리 지형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코스 선택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시간 여유가 없다면 수리봉 왕복으로도 충분하지만 천마봉까지 포함한 순환 코스를 강력히 권합니다. 용문골, 낙조대, 천마봉 세 지점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이 산의 진면목이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동백/진달래꽃/벚꽃, 가을에는 단풍과 낙조라는 계절별 매력이 뚜렷하니, 다음 방문은 가을 단풍이 들기 시작할 때로 잡아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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