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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산> 한국의 100대 명산, 등산코스 안내, 산행 팁

by bosalnim 2026. 7. 6.

 

필자가 직접 촬영한 용화산 정상석

 

산지 사방이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 솟구쳐 오른 산, 삼악산이 화려한 조망을 자랑하고 오봉산이 아기자기한 능선의 재미를 준다면,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와 화천군의 경계를 이루며 웅장하게 서 있는 해발 878m인 이곳 용화산(龍華山)은 오롯이 '거친 암릉' 그 자체가 주인공인 공간입니다.

흔히들 용화산을 이야기할 때 '큰고개'를 들머리로 삼는 최단코스를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왕복 2.5km 정도 거리의 가성비 좋은 인증코스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용화산의 진면목을 최단 코스 하나만으로 결론짓기엔 이 산이 품은 기암괴석과 능선의 리듬이 너무도 아깝습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용화산> - 암릉의 미학, 전설과 역사가 숨쉬는 영산(靈山)

용화산은 산림청과 블랙야크가 동시에 정한 100대 명산입니다. 그래서 인증 산행을 목표로 찾는 분들이 꾸준히 많습니다. 수직으로 뻗은 절리가 발달해 있어, 산행 초입부터 정상부에 이르기까지 수직 암벽과 기암괴석이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습니다. 만장봉, 하늘벽, 그리고 용화산의 상징과도 같은 거대한 새남바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적인 중량감을 느끼게 합니다. 거친 바위틈바구니에 강인하게 뿌리를 내린 명품 노송들의 실루엣은 용화산의 품격을 한층 더 높여줍니다.

용화산이라는 이름에는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집니다. 옛날 이 산에서 지네와 뱀이 서로 치열하게 싸움을 벌였고, 마침내 승리한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했다 하여 '용화산(龍華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산세가 워낙 수려하고 신비로워 인근 주민들에게는 오랫동안 영산으로 추앙받아 왔습니다. 과거 가뭄이 심하게 들 때면 화천군수가 직접 제주(祭主)가 되어 기우제를 지냈던 기록이 있으며, 오늘날에도 매년 열리는 용화축전 때 산신제를 지내며 그 영험함을 기리고 있습니다.

등산코스 안내 - 짧지만 강렬한 암릉의 서막

큰고개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고개를 들면 시작부터 거대한 바위벽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거리는 고작 1km 남짓에 불과하지만, 고도를 아주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등산 초입부터 무지막지한 경사의 화강암 슬랩구간이 등장하며, 밧줄과 호치키스 계단, 철제 쇠봉에 의지해 온몸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 대대적인 등산로 정비사업을 진행했는지 주전자부리, 장군발자국 등 기암괴석이 많은 구간의 노후된 로프가 제거되고 계단이나 안전난간이 새로이 보강이 되어서 좀 더 안전하게 산행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가파른 경사를 5~10분만 치고 올라가면 첫 번째 조망 포인트가 터집니다. 뒤를 돌아보면 춘천 시내와 화천 읍내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입니다. 특히 올라가는 길 우측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새남바위의 위용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새남바위는 락클라이머들에게 사랑받는 암벽등반 명소입니다. 험난한 암릉을 재밌게 타다 보면 어느새 용화산 정상 50m 전인 배후령 삼거리에 도착을 합니다. 배후령 삼거리에는 형형색색, 수많은 산악회의 띠지들이 걸려있어서 마치 무속인의 신당과도 같은 스산한 느낌이 듭니다. 아쉽게도 용화산 정상 자체는 사방이 큰 잡목과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조망이 거의 없습니다. 넓은 공터가 있어서 숨을 고르기는 좋지만 시각적인 쾌감은 덜합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상 바로 옆에 위치한 큰바위 쪽으로 이동하면 사방이 탁 트인 역대급 조망이 펼쳐집니다. 파로호와 소양호의 푸른 물빛, 그리고 첩첩이 겹쳐진 강원도의 산줄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용화산 큰바위 전망

산행 팁

용화산에서 조망이 터지는 포인트는 정상이 아닙니다. 이걸 모르고 정상에서 나무만 보다 내려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러면 이 산의 반도 못 본 겁니다. 암릉 구간 곳곳에 숨겨진 조망 포인트들이 진짜 볼거리입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춘천 시내와 화천 읍내는 물론, 의암호에서 소양호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용화산이 예로부터 화천8경(華川八景)중 하나로 꼽혔던 이유가 괜한 게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 산은 계절마다 완전히 다른 산입니다. 여름에 오르면 하늘벽과 만장봉 같은 수직 암벽이 깊은 그늘을 만들어줘서 생각보다 시원합니다. 하늘벽이란 수십 미터 높이의 수직 암벽 지대를 부르는 이름으로, 이 산의 대표적인 지형 랜드마크입니다. 장마 기간에 방문했는데, 구름이 조금 있었지만 능선을 타면서 부는 바람 덕분에 체감 온도는 예상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푸른 녹음과 흰 화강암 암릉의 대비가 여름에만 볼 수 있는 조합이라 개인적으로는 여름 산행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을에는 10월 하순이면 하얀 바위 봉우리와 붉은 단풍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봄에는 4월 하순 진달래와 산철쭉이 암릉 사이에서 피어나는데 용화산의 금강초롱꽃은 이 시기에 능선 바위틈에서 처음 싹을 틔웁니다. 겨울에는 암릉에 눈이 쌓이면 장엄한 분위기가 나지만, 이 시기는 큰고개 진입로가 적설이나 낙석으로 장기 통제될 수 있어서 반드시 사전에 통제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오봉산과 연계 종주를 계획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용화산 정상에서 고탄령,사여령을 거쳐 배후령까지 이동한 뒤 오봉산 5개 봉우리를 오르고 청평사로 하산하는 코스인데, 총거리는 약 16km에 5시간 전후가 걸립니다. 배후령에서 오봉산 정상까지는 약 2km로 비교적 짧지만, 용화산 정상에서 배후령까지만 해도 7km의 긴 능선 구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종주 경험이 없는 초보자보다는 장거리 산행에 익숙한 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 용화산 큰고개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나요?

A : 화천국 방향에서 차량으로 큰고개까지 접근이 가능합니다. 반대쪽 춘천 양통 방향은 도로 공사가 중단된 채로 남아 있어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고 걸어서 4km를 올라와야 합니다. 단, 겨울철에는 적설과 낙석으로 인해 큰고개 진입로가 장기 통제될 수 있으니 춘천시 또는 춘천국유림관리소 공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Q : 용화산 등산 초보자도 올라갈 수 있나요?

A : 큰고개 기준 왕복 코스는 거리가 짧아 체력 부담은 낮지만, 시작부터 급경사 암릉이 이어지기 때문에 절대 쉬운 산은 아닙니다. 밧줄과 계단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천천히 조심해서 오르면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Q : 용화산 정상에서 조망이 안보인다고 하던데 맞나요?

A : 맞습니다. 정상은 주변 잡목에 막혀 조망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올라오는 암릉 구간 곳곳에 파로호, 소양호, 춘천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포인트들이 있고, 정상에서 능선을 조금 더 이동하면 나오는 큰바위 조망 포인트가 이 산의 진짜 하이라이트입니다. 정상만 찍고 바로 하산하면 후회할 수 있으니 꼭 큰바위까지 들르시길 권합니다.

 

Q : 용화산과 오봉산의 연계산행은 얼마나 걸리나요?

A : 큰고개에서 출발해 용화산 정상 - 고탄령 - 시여령 - 배후령 - 오봉산 - 청평사로 하산하는 코스 기준 약 16km이며 시간은 5시간 정도 잡으면 좋습니다. 용화산 정상에서 배후령까지만 7km의 긴 능선 구간이 이어지고 업다운이 누적되기 때문에, 종주 경험이 있는 산행자에게 권장하는 코스입니다.

에필로그

개인적으로 용화산은 참 '반전 매력'이 넘치는 산입니다. 또한 용화산은 짧고 굵다는 말이 딱 맞는 산입니다. 큰고개에서 시작할 때 느껴지는 거칠고 거대한 화강암의 촉감, 로프와 철제 난간을 잡고 온몸의 근육을 다 써야하는 역동성은 마치 거대한 자연 유원지에 온 듯한 짜릿함을 줍니다. 저 역시 거리에 속아 가볍게 봤다가 암릉 앞에서 정신이 번쩍 드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땀을 흘리고 나서 큰바위 위에 서서 소양호와 파로호를 동시에 내려다보는 순간, 이 산이 왜 100대 명산인지 몸으로 이해가 됩니다. 많은 사람이 100대 명산 '인증'만을 위해 큰고개에서 정상만 콕 찍고 내려오곤 합니다. 스마트폰 어플에 인증 마크 하나를 남기는 것도 성취감이 있겠지만, 용화산 정상 옆 큰바위에 서서 끝없이 펼쳐진 강원의 첩첩산중과 호반경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 이 산을 날로 먹으면 안되겠구나'하는 묘한 경외감이 듭니다. 용화산을 처음 방문 한다면 화천 방향으로 큰고개까지 차를 끌고 올라와 왕복 코스로 정상과 큰바위 조망포인트를 보고 내려오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체력에 자신 있고 장거리 종주 경험이 있다면 오봉산 연계도 도전해 볼 만합니다. 어떤 코스를 선택하든, 큰바위 조망 포인트는 절대 건너뛰지 않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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