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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한국의 100대 명산, 등산코스 안내, 산행 팁

by bosalnim 2026. 7. 16.

필자가 직접 촬영한 응봉산 정상석

제가 이번에 신기한 산을 다녀왔습니다.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온천이 기다리고 있다면,  등산이 조금 더 설레지 않을까요? 울진 응봉산은 해발 999m인데, 정상을 밟고 내려오는 하산길에 국내 유일의 천연 노천온천인 덕구온천 원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 이상의 느낌이었고 놀라웠습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울진 응봉산> - 산세 그 자체가 명산

응봉산 이라는 이름은 산의 생김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울진 쪽에서 바라보면 매가 날개를 펼친 형상이라 한자로 '매 응'자를 써서 응봉산이라 불렀고, 지역 주민들은 지금도 매봉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질학적으로는 백두대간 주능선에서 동해 방향으로 급격히 솟구친 지형에 해당합니다. 즉,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에서 가지를 치는 낙동정맥의 흐름 속에 응봉산이 자리합니다. 이 지형적 특성 때문에 산의 동쪽 사면은 깎아지른 협곡과 대형 화강암 바위가 발달해 있고, 계곡의 물은 빠르고 맑습니다. 덕구계곡과 용소골이 바로 그 산물입니다. 특히 용소골은 14km에 달하는 원시림 계곡으로, 전문 산악인들 사이에서 국내 최후의 비경 지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제 경험상 이 산의 진짜 매력은 저앙보다 오르고 내려오는 과정에 있습니다. 울창한 금강송 원시림 속 흙길과 기암괴석, 그리고 정상 부근에서 트이는 조망까지, 정상에 서면 백암산, 통고산, 함백산, 태백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맑으면 동해 쪽도 보입니다.

등산코스 안내

응봉산을 오르는 대표 들머리는 크게 두 곳입니다.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덕구리에 있는 덕구온천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코스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덕풍계곡에서 시작하는 코스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두 코스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는 체감 난이도 차이가 꽤 큽니다. 덕구온천 코스는 전체거리 약 11~13km 정도이고, 상승고도도 800m 안팎입니다. 소요시간은 약 5~6시간 정도의 중상급 코스입니다. 능선 코스와 계곡,원탕 코스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올라갈 때는 덕구계곡을 따라 원탕을 거쳐 정상으로 가고, 내려올 때는 능선으로 빠지거나 왔던 계곡길을 그대로 역주행하는 원점회귀형이 일반적입니다. 데크와 계단이 잘 정비되어 있어 길을 잃을 걱정이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삼척 덕풍계곡 쪽 코스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협곡 지형 특성상 비가 내리면 대피로 자체가 사라지고, 통신도 잘 되지 않는 구간이 많아 마을에서 자체 산악 구조대를 운영할 정도로 조난 사고가 잦습니다. 제2용소부터 정상까지 구간은 모험에 가까운 난코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습니다. 등산 초보이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신다면 덕구온천 원점회귀 코스를 선택하시는 게 현실적입니다.

  • 덕구온천 코스 : 원점회귀, 약 11~13km, 5~6시간, 중급~중상급
  • 삼척 덕풍계곡 코스 : 편도 거리 14km 이상, 제2용소 이후 난코스, 통신불가 구간 존재, 중상급~상급

필자가 직접 촬영한 응봉산 세계교량 중 10번째 트리니티교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하산길은 올라갈 때와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정상을 밟고 난 뒤의 여유로움 때문인지 같은 계곡길을 가더라도 체감이 많이 달랐습니다. 하산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용소폭포입니다. 용소폭포는 수심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습니다. 실제로 폭포 앞에 잠시 서 있으니 머릿속이 비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탕과 용소폭포를 지나고 난 뒤부터는 예상치 못한 볼거리가 이어집니다. 바로 덕구계곡을 따라 설치된 세계 유명교량 축소 모형 13개가 번호 순서대로 놓여있습니다. 다리 하나를 건널때마다 안내판이 붙어 있어 짧은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체력적으로 지친 하산길에 이 코스가 꽤 위안이 되었습니다.

산행 팁 - 등산 중에 만나는 온천

필자가 직접 촬영한 응봉산 원탕 천연온천

응봉산을 오르기 전에 가장 기대했던 것중에 하나가 다름 아닌 원탕이었습니다. 해발 수백 미터 산속 계곡 옆에 40도가 넘는 천연 온천수가 솟아오른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습니다. 덕구온천 원탕은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형 노천 온천입니다. 여기서 '자연 용출형'이란 인위적으로 지하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지압에 의해 땅속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덕구온천수는 약알칼리성으로, 신경통/류머티즘/근육통/피부질환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원탕 옆에는 족욕 공간과 음용 가능 지점도 마련되어 있어서 산행 중간에 뜨거운 온천수를 마시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밌는 것은 이 원탕을 여름에 만난다면 어떨 것 같냐는 것입니다. 저는 등산 땀이 채 식기도 전에 뜨거운 온천수 옆에서 있었는데, 바로 옆으로 차가운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냉탕과 온탕을 동시에 앞에 두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 이게 응봉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물론 한겨울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온천수를 선택했을 텐데 말입니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풍경 자체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 응봉산 등산 초보도 혼자 올라갈 수 있나요?

A : 덕구온천 원점회귀 코스라면 데크와 안전 계단이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 거리가 10km 이상이고 상승고도가 800m 안팎이기 때문에 기본 체력 준비는 필요합니다. 삼척 덕풍계곡 코스는 경험자 동행 없이 단독 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 덕구온천 원탕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나요?

A : 원탕은 산행 중 계곡 옆에 자리한 자연 용출 온천으로 족욕과 음용이 가능합니다. 별도 입장료 없이 이용할 수 있으나 운영 현황이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울진군청 또는 덕구온천 측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필자가 직접 촬영한 응봉산 원탕 노천온천

 

Q : 비 오는 날 응봉산 등산해도 괜찮을까요?

A : 비 오는 날은 두 코스 모두 위헙합니다. 특히 협곡 구간은 수위가 급격히 오르고 대피로가 없는 구간이 있어 자칫 고립될 수 있습니다. 출발 전 기상청 예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강수 예보가 있다면 산행을 미루는 것이 맞습니다.

 

Q : 세계 교량 모형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 덕구온천 원탕을 지난 뒤 하산길 덕구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세계 유명 교량을 축소해 재현한 다리 13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13번부터 1번 순서로 역으로 만나게 되며, 각 다리에 설명판이 붙어 있어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볼거리입니다.

에필로그

울진의 응봉산은 정상 하나만 보고 오는 산이 아닙니다. 등산과 온도가 40도가 넘는 천연온천, 계곡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산입니다. 덕구온천 코스로 오르면 원탕의 자연 온천수를 만나고, 하산길에 용소폭포와 축소된 세계 교량들을 걸으며 내려올 수 있습니다. 저는 다음에 한겨울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내려오는 내내 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원탕에 몸을 담그고 계곡 설경을 보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거리가 멀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지만, 그 거리 덕분에 이 산이 지금처럼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기상 상황만 잘 확인하고 출발한다면, 응봉산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멀다는 이유로 망설였는데,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산행 내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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