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조계산> 한국의 100대 명산, 등산코스 안내, 산행 팁

by bosalnim 2026. 7. 20.

필자가 직접 촬영한 조계산 장군봉 정상석

산에 보리밥을 먹으러 간다고 하면 의아해 할것입니다. 오래된 사찰이나 산보다 더 유명한 산속에 있는 보리밥집을 가기 위해 조계산을 갔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산을 보리밥 하나만 보고 왔습니다. 조계산이 100대 명산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산 한가운데에 등산객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보리밥집이 있다는 사실은 직접 찾아보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실제로 가보니, 정상인증을 하고 하산길에 들린 보리밥집은 기대 이상이었고 편백나무 숲은 완전히 예상 밖의 선물이었습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조계산>

조계산 도립공원은 1979년에 지정됐는데, 도립공원이란 자연경관 보전과 주민 이용을 위해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공원을 말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암사와 승보사찰인 송광사를 품고있는 해발 888m의 조계산은 호남정맥에 위치한 산입니다. 여기서 호남정맥이란 전북 주화산에서 출발해 무등산, 백아산을 거쳐 조계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전남 내륙의 등뼈 역할을 하는 큰 산줄기의 마지막 매듭이 바로 이 조계산입니다. 이 매듭 이후 줄기는 동쪽 광양 백운산 방향으로 꺽입니다. 그러니까 조계산은 단순히 높이 888m짜리 산이 아니라, 보성강과 이사천의 분수령 역할을 하는 지형적으로도 의미 있는 산입니다.

등산코스 안내 -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필자가 직접 촬영한 조계산 탐방로 안내도

들머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선암사입니다. 주차장에서 선암사까지 약 1.2km를 걸어야 하는데, 이 구간이 이미 매우 좋습니다. 계곡을 따라 숲이 깊게 드리워져 있고, 물 소리가 귀를 채웁니다. 중간에 승선교를 지나게 되는데, 이 다리는 단풍철이면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만 줄을 설 만큼 경치가 빼어납니다. 제가 간 날은 단풍 시즌이 아닌 초여름 이었는데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선암사에서 장군봉 방면 능선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바뀝니다. 사찰 탐방로 느낌에서 본격적인 산악형 등로로 전환되는 겁니다. 대가암 뒤편 대나무 숲길을 지나고 나면 경사가 점점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조릿대 숲이 능선 직전까지 이어지는데, 그 터널 같은 느낌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문제는 향로암터 이후였습니다. 지도상으로 정상까지 200m 정도 남은 줄 알았는데, 이정표에 400m가 찍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400m가 이날 전체 구간 중 제일 가팔랐습니다. 바위 구간까지 섞여 있어서 체력 소모가 꽤 컸습니다. 경사도로 치면 5~7 구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산행에서는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렇게 주차장에서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정상인 장군봉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 서면 주변 산군과 능선 흐름이 넓게 펼쳐집니다. 멀리 선암사 지붕도 아주 작게 내려다보였는데, 그 뿌듯함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 내려오는 길, 배바위에서 잠깐 멈췄습니다. 배바위는 조계산에서 경치가 가장 좋다는 곳인데 ,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살짝 위험한 구간입니다. 올라서면 너른 바위가 있고 장군봉 전경이 한눈에 보입니다. 꼭 지나치지 않기를 권해드립니다.

필자가 직접 촬영하고 경험한 조계산 배바위

  • 선암사 입장 시 매표 필요없음
  • 선암사 - 장군봉 약 2.4km, 소요 약 2시간
  • 향로암터 이후 400m 구간이 전체 코스 중 가장 급경사
  • 배바위는 장군봉 하산 중 반드시 들를 것, 안전주의
  • 이정표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 없음

장군봉에서 작은굴목재 방향으로 내려오면 분수령 지형이 실감납니다. 분수령이란 빗물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뉘어 흐르는 경계 지점인데, 이 굴목재를 기준으로 서쪽은 송광사 계곡, 동쪽은 선암사 계곡으로 물이 나뉩니다. 산행으로 치면 이 작은 굴목재가 종주 코스의 핵심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합니다. 작은굴목재에서 계곡 쪽으로 내려서면 장박골 계곡 길이 이어집니다. 능선 산행에서 계곡 산행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구간입니다. 20분쯤 걸어 내려오니 저 앞에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게 보리밥집이었습니다. 저는 원조집인 윗집이 아니라 아랫집에 가서 먹었습니다. 산행 시작한지 약 3시간 정도 됐을 때였습니다.

필자가 직접 촬영한 산행 중 만난 조계산 보리밥집 이정표

보리밥을 먹고 송광사 쪽으로 산행을 이어가면 편백나무 숲이 나옵니다. 편백나무 숲에 들어서는 순간, 사우나에서 맡던 그 냄새가 온 사방을 채워줍니다. 피톤치드 향이 온 몸을 적셔주는 느낌은 내몸이 치료받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히 환성적이었습니다. 힘들었던 것들이 이 피톤치드로 모두 사라지며 치유받는 느낌, 산행할 때 이런 순간이 가장 좋습니다.

산행 팁

① 보리밥집은 단순한 식당이라기 보다는 조계산 산행 문화의 일부처럼 자리 잡은 공간이었습니다. 메뉴는 여러 가지였지만 저는 당연히 보리밥을 시켰습니다. 양을 많이 달라고 하니 정말 푸짐하게 주셨습니다. 고추장, 참기름 넣고 쓱쓱 비벼 먹는 그 맛, 우리가 다 아는 그 맛인데 산행 후 이어서 그런건지 기대가 커서 그런건지 여기서 먹으면 달랐습니다. 산속에 있다는 맥락이 맛에 섞인 것 같습니다. 된장국이랑 반찬들이 같이 나오는데 정성이 느껴졌고, 뜰에 절구통에 담긴 물을 표주박으로 떠서 마시는 경험도 특별했습니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이 보리밥집도 산행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느낌이었습니다.

필자가 직접 촬영하고 먹어본 조계산 보리밥 메뉴

② 조계산을 최단 코스로 간다면 보리밥집도 못 들르고, 승보사찰인 송광사도 보지 못합니다. 승보사찰이란 불교의 삼보 중 수행자 공동체를 상징하는 대표 사찰을 뜻합니다. 국보 제 42호 목조삼존불감, 국보 제 56호 송광사국사전 등을 보유한 곳을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편백나무 숲도 즐기고 계곡 물소리를 즐기며 하산하다 보면 계곡 곳곳에 크고 작은 소도 보고 구름다리도 등장하며, 비룡폭포를 지나면서 어느샌가 자연스레 송광사로 하산하게 되니, 꼭 최단코스가 아니라 선암사 - 장군봉 - 보리밥집 - 편백나무숲 - 송광사 코스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 조계산 보리밥집이 항상 열려 있나요?

A : 제가 조계산을 두 번 가보았는데, 한번은 두 군데 다 열려있었고, 한번은 아랫집은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보리밥집이 두 곳이라는 걸 모르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랫집과 원조인 윗집은 약 200m 사이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시즌이나 날씨에 따라 운영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니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 조계산 선암사 원점 회귀 코스 총 거리와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A : 제가 걸어보니 총 13km 정도였고, 식사와 배바위 구경 등 쉬는 시간 포함해서 약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순수 이동 시간만 따지면 4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선암사에서 장군봉까지 오르는 구간이 약 2시간 정도로 가장 긴 구간입니다.

 

Q : 조계산은 초보자도 갈 수 있는 산인가요?

A : 전반적인 산세는 부드럽고 이정표가 잘 갖춰져 있어서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향로암터에서 장군봉까지 마지막 400m 구간은 경사가 상당히 가팔라서, 제 경험상 이 구간만큼은 체력 여유를 남겨두는 게 중요합니다. 가족 산행이라면 장군봉 대신 굴목재까지만 다녀오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Q : 조계산 편백나무 숲은 어디에 있나요?

A : 큰굴목재에서 선암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 중간에 나옵니다. 따로 표지판이 크게 있지는 않은데, 하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됩니다. 피톤치드 향이 진하게 나기 시작하면 진입한 겁니다. 제가 이 산에서 가장 감동받은 구간이었습니다.

 

Q : 선암사 입장료가 있나요?

A : 선암사 입장료는 없습니다. 문화재 입장료 폐지에 따라 별도의 비용은 없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니 산행 전후 내부도 둘러보기를 권합니다. 날머리인 송광사도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냥 지나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에필로그

필자가 직접 촬영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조계산 선암사

조계산은 보리밥집 때문에 왔다가 편백나무 숲 때문에 다시 오고 싶어지는 산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 산은 최단 코스보다 선암사에서 출발해 보리밥집을 거쳐 송광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무조건 추천 드립니다. 선암사의 승선교, 조릿대 숲 능선, 배바위 전망, 보리밥 한 그릇, 편백나무 숲, 게곡 소, 그리고 송광사까지 이어지는 이 흐름이 조계산을 100% 즐기는 것이고 100대 명산답게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음에 또 찾아올 산 목록에 조계산을 기록했습니다. 그때는 계곡 소에 발이라도 담그면서 내려오고 싶습니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bosalnim BLOG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