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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등산객들을 위한 산행 가이드 <등산스틱>

by bosalnim 2026. 6. 30.

 

무릎이 멀쩡한데 등산스틱이 꼭 필요할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산을 자주 다니다 보니 무릎과 발목에 피로가 누적되어 쌓이기 시작했고, 뒤늦게 스틱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경사를 오르내릴 때 무릎에는 체중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충격이 가해집니다. 제가 직접 써보고 쓰다가 망가지고, 관리에 실패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재 선택부터 올바른 사용법과 관리 요령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소재 선택 - 카본 vs 두랄루민, 정답은 따로 있습니다.

등산스틱을 처음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샤프트, 즉 스틱 몸통의 재질입니다. 샤프트란 스틱의 기둥 부분으로, 재질에 따라 무게, 내구성, 충격흡수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스틱의 소재는 크게 카본과 두랄루민 두 가지로 나뉩니다.

카본은 가볍고 미세한 진동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 장거리 종주나 비교적 평탄한 길에서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대로 된 카본 스틱 가격이 최소 20만 원 이상이고,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는 소재 특성상 충격에 취약해져 부러질 위험도 올라갑니다. 물론 프리미엄 제품은 이런 단점을 많이 보완했지만, 이제 막 산에 재미를 붙이는 분께는 솔직히 과스펙입니다.

저는 두랄루민 7075 소재를 권장합니다. 두랄루민 7075는 60601의 단점을 보완한 소재로서 알루미늄에 아연과 마그네슘을 합금한 고강도 소재로, 항공기나 전투기 부품에도 쓰일 만큼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쉽게 말해 같은 두랄루민이라도 일반적인 6061 소재보다 강성이 훨씬 높아 바위가 많고 거친 지형에서도 든든하게 버텨줍니다. 가격 역시 합리적이라 입문용으로는 사실상 정답에 가깝습니다. 단, 일부업체에서는 소재를 과장하거나 속이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소재를 정했다면 다음은 형태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만 요즘은 대중교통으로 근교 산을 찾는 분이 많은데, 길이 조절만 되는 레버식이나 스크루식 스틱은 접어도 길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민폐가 됩니다. 저도 예전에 레버식 스틱을 들고 산악회 버스에 탔다가 수납이 안 돼서 한참 민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접으면 30~40cm 수준으로 줄어드는 Z폴(제트폴) 형태의 접이식 스틱이 휴대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저도 지금은 Z폴 형태의 접이식 스틱을 사용합니다.

  • 카본 : 가볍고 진동 흡수 우수 - 장거리 및 평탄한 코스에 적합. 단, 20만 원 이상 고가
  • 두랄루민 7075 : 고강도 합금 소재 - 거친 지형, 입문자에게 가성비 정답
  • Z폴(접이식) 형태 : 30~40cm로 수납에 용이 - 대중교통 이용 시 편리
  • 이음새 보강 여부 확인 필수 - 알루미늄으로 속이 꽉 찬 제품 선택

올바른 사용법 - 모르면 무용지물

등산스틱을 한 손에만 쥐고 지팡이처럼 쓰는 분을 산에서 자주 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으로는 하중 분산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스틱의 핵심 기능은 양쪽 팔과 어깨로 무릎 하중의 20%에서 30% 정도를 나눠 받는 것인데, 한 손에만 쓰면 그 효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올바른 그립 방법을 알려드리자면, 손목끈 아래에서 위로 손을 넣은 뒤, 그립과 끈을 함께 가볍게 감싸 쥐어야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야 스틱에 체중을 실을 때 손목이 아닌 끈이 하중을 받아 줍니다. 제가 처음 사용할 때 이걸 몰라서 손목이 며칠간 아팠던 경험이 있습니다.

길이 조절도 중요합니다. 평지에서 스틱을 짚고 섰을 때 팔꿈치 각도가 90도가 되는 것이 기준입니다. 오르막에서는 평지 길이보다 5cm에서 10cm 정도 짧게, 내리막에서는 반대로 길게 조절해야 상체 균형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 조절 없이 평지 길이 그대로 내리막을 내려가면 어깨와 팔꿈치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깁니다.

스틱 헤드는 위에서 눌러 짚을 수 있도록 길게 뻗은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예전에 헤드가 짧은 스틱을 썼다가 하산 중 손이 미끄러져 손목을 삔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헤드 모양을 반드시 확인합니다. 그립 소재는 에바폼(EVA폼)을 선호합니다. 에바폼이란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 발포 소재로, 충격 흡수와 땀 흡수가 동시에 가능한 재질입니다. 코르크 소재도 땀이 많은 분께 좋지만, 에바폼이 더 푹신하고 손바닥에 밀착되는 느낌도 확실히 좋았습니다. 무게도 코르코소재보다도 가벼워 부담이 적습니다.

등산스틱 사용법

등산스틱 관리요령 - 부러뜨리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처음 스틱을 쓸 때 저는 관리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솔직히 말하면 꽤 처참했는데, 접을 때 뻑뻑해서 억지로 힘을 주다 이음새를 부러뜨리기도 했고, 펼칠 때도 안 펴져서 산 중간에 낑낑 댄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등산스틱은 소모품이긴 하지만, 관리에 따라 수명이 크게 달라집니다.

접이식 스틱에서 가장 취약한 부위는 이음새입니다. 이음새란 스틱을 접고 펼 때 맞닿는 연결 부위로, 여기에 구조적으로 하중이 집중됩니다. 시중 제품 중 상당수는 원가 절감을 이유로 이음부 내부가 비어 있는데, 이 상태에서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바로 파손됩니다. 알루미늄으로 속이 꽉 차게 보강된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산행 후 관리는 간단하지만 반드시 해야 합니다. 스틱을 접기 전 몸통과 이음새에 묻은 흙, 모래, 수분을 깨끗이 닦아내야 합니다. 이물질이 낀 채로 접으면 내부 코드와 이음새가 빠르게 마모됩니다. 보관 시에는 반드시 팁 캡, 즉 스틱 끝 보호 캡을 장착해야 날카로운 금속 팁이 가방 안감을 찢거나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길이를 조정한 뒤에는 잠금장치가 확실히 고정됐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도 습관으로 삼아야 합니다. 잠금이 덜 된 채로 체중을 실으면 스틱이 갑자기 주저 앉으면서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좁은 바위틈에 스틱을 끼우고 체중을 완전히 의지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스틱은 균형을 보조하는 도구이지 몸 전체를 지탱하는 기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 등산스틱 사용하면 운동 효과가 줄어드나요

A : 스틱을 사용하면 상체 근육 활동이 늘어 심박수가 다소 올라가고, 반대로 하체 단독 부하는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체 근력 강화가 주목적이라면  난도가 낮은 오르막 구간에서는 스틱 없이 오르고, 내리막과 장거리 구간에서만 스틱을 쓰는 방식으로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좋습니다.

 

Q : 접이식 등산스틱은 일반 스틱보다 잘 부러진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A : 이음새가 비어 있는 저가형 제품은 실제로 파손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음부 내부가 알루미늄으로 꽉 차게 보강된 제품은 일반 스틱과 내구성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구매 전에 이음새 보강 구조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 등산스틱 길이는 어떻게 맞춰야 하나요?
A : 평지에서 스틱을 짚고 섰을 때 팔꿈치 각도가 90이 되는 길이가 기준입니다. 오르막에서는 5cm~10cm 짧게 하고 내리막에서는 그보다 길게 조절해야 상체 균형이 제대로 잡힙니다. 키 170cm 이상 기준으로 설계된 제품들이 시중에 많으니, 구매 전 키별 권장 길이표를 확인해 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Q : 카본 스틱이 더 좋다고 하던데, 입문자도 카본을 사야 하나요?

A : 카본이 가볍고 진동 흡수가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제대로 된 카본 스틱은 최소 2~30만 원 이상입니다. 주 3회 이하로 근교 산을 오르는 분께는 두랄루민 7075 소재의 접이식 스틱이 내구성과 가격 면에서 훨씬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카본은 장거리 종주를 주 2회 이상 다니는 단계가 됐을 때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Q : 등산스틱 꼭 두 개 다 써야 하나요? 하나만 써도 되지 않나요?

A : 한 손만 사용하면 효과가 반으로 줄어드는 만큼 충분한 하중 분산 효과가 일어나질 않습니다. 효과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은 등산스틱을 쓰지 않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나 내리막에서는 두 개 모두를 쓰는 것이 안전에도 훨씬 유리합니다.

에필로그

등산스틱은 단순한 보조도구가 아닙니다. 무릎에 체중의 5배 충격이 반복적으로 쌓이다 보면 연골이 닳고 무릎 관련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당장 무릎이 멀쩡하다고 방심하는 것이 오히려 독입니다. 저도 뒤늦게 스틱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서야 산행이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번거롭게 느껴지지만, 제 경험상 두세 번만 사용해 보면 스틱 없는 산행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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