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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팔봉산> 한국의 100대 명산, 등산코스 안내, 산행 팁

by bosalnim 2026. 7. 1.

홍천 팔봉산 봉우리에서 바라본 전경

 

해발 327m, 숫자만 보면 동네 뒷산 수준입니다. 그런데 산림청과 블랙야크가 동시에 100대 명산으로 꼽은 산이 바로 강원도 홍천의 팔봉산입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직접 올라가 보고 나서야 왜 그런지 이해했습니다. 낮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산, 홍천의 팔봉산에 대해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홍천 팔봉산> - 숫자에 속지 마세요

팔봉산의 전체 등산 거리는 약 2.2km입니다. 왕복도 아닌 순환 코스 기준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이거 한 시간이면 끝나겠는데?" 싶었습니다. 그게 완전한 착각이었습니다.

팔봉산은 이름 그대로 여덟 개의 암봉(巖峰)이 일렬로 이어진 능선 구조입니다. 여기서 암봉이란 흙이 아닌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를 말하는데, 팔봉산은 등산로 대부분이 바위 구간이라 로프와 철계단에 의지해 오르내리는 구간이 연속됩니다. 산을 삼면에서 감싸 흐르는 홍천강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화강암 암릉이기 때문에, 바위 표면이 마모되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니, 빠르게 지나가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 앞에서는 발을 옆으로 틀어서 한 칸씩 올라가야 했고, 내려갈 때는 온몸으로 로프를 잡고 뒤로 내려오는 구간도 있었습니다. 트레일러닝이나 빠른 페이스 산행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솔직히 이 산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코스는 매표소에서 시작해 1봉부터 8봉까지 순서대로 넘어가는 일방통행 방식입니다. 여기서 일방통행이란 반드시 1봉으로 진입해 8봉 방향으로만 진행해야 하며, 역방향 진입은 금지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중간에 하산할 수 있는 탈출로는 2봉과 3봉, 7봉과 8봉 사이 두 곳이 있습니다.

특히 주의할 곳은 8봉 구간입니다. 실제로 입구에 "등산 경험이 없는 분, 체력이 부족하신 분, 노약자 및 여성분들은 여기서 하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경고문을 산에서 처음 봤습니다. 다만 안전 시설물이 상당히 잘 정비되어 있어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하면 큰 사고 없이 완주할 수 있습니다. 팔봉산이 왜 100대 명산인지를 생각해 보면 단순 높이의 기준보다는 여덟 개의 바위봉이 팔짱 낀 형제처럼 이어진 독특한 지형과 산 아래를 감싸 흐르는 홍천강과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조망이 환상적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 봉우리에 올라설 때마다 굽이치는 홍천강이 눈 아래로 펼쳐지는데, 그 경치는 어떤 높은 산 못지않았습니다.

등산코스 안내

  •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서면 어유포리
  • 해발고도 : 327.4m (100대 명산 중 가장 낮음)
  • 총 산행거리 : 약 2.2km (순환코스) - 주차장 왕복 포함 시 약 4km
  • 예상 소요시간 : 2시간~3시간
  • 입산 가능 시간 : 07:00~15:00, 18:00 이전 퇴장 필수
  • 동절기(12월~3월) : 등산로 폐쇄, 우천 및 강설 시 즉시 입산 금지

입장료 : 무료/ 주차장(팔봉산 관광지) : 무료

산행 팁 - 이 산에서만 즐기는 해산굴과 홍천강 뷰

홍천 팔봉산의 해산굴을 통과하고 있는 필자

 

4봉에는 팔봉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지형이 있습니다. 바로 해산굴입니다. 해산굴이란 화강암 절리(節理), 즉 바위

에 자연적으로 생긴 균열과 틈 사이로 사람이 통과해야 하는 좁은 구간을 말합니다. 통과하는 과정이 산모가 아이를 낳는 고통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장수굴이라고도 불립니다. 여러 번 통과할수록 무병장수한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들어가 봤을 때, 배낭을 벗지 않으면 몸이 걸려서 꼼짝도 못 합니다. 배낭을 벗고 몸을 틀어 겨우 빠져나오는데, 나오는 방향이 애초에 들어간 방향과 달라서 잠깐 방향 감각을 잃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우회로도 있으니 해산굴 통과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우회로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저는 이것을 알고도 해산굴로 통과했습니다. 재미가 좋았습니다.

팔봉산의 또 다른 매력은 산세와 정상석의 극단적인 대비입니다. 바위투성이의 험한 능선 위에 올라서면, 정상석이 손바닥 두 뼘 크기로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5봉의 정상석은 제 손과 비교해도 작아 보일 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거칠고 험한 산세와 귀엽기 짝이 없는 정상석의 조합이, 이 산의 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산은 8봉에서 매표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강변길을 이용합니다. 제 경험상 이 하산길이 팔봉산 산행의 숨겨진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경사가 급한 암릉 구간을 모두 내려오고 나면, 홍천강을 바로 옆에 끼고 걷는 평탄한 강변 트레킹 코스가 펼쳐집니다. 거친 바위 위를 네 발로 기다가 강바람을 맞으며 걷는 그 전환이, 산행의 피로를 한 번에 씻어줬습니다.

2봉 정상에는 삼부인당(三夫人堂)이라는 신당이 있습니다. 이 지역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곳으로, 매년 음력 3월과 9월에 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산세가 워낙 험해서 오랫동안 사고가 잦았던 이 산에 이런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지역 사람들의 삶과 이어진 산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줬습니다.

중요한 팁은 홍천의 팔봉산은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을 하려면 1봉에서 8봉까지 중에 2봉에서 인증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 팔봉산 등산 초보자도 갈 수 있나요?

A : 해발이 낮고 거리가 짧다 보니 쉬운 산으로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 산은 등산 초보자에게 권하기 어렵습니다. 암릉 구간이 대부분이고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과 로프 구간이 연속됩니다. 등산 경험이 있는 분과 함께 오시거나, 2봉에서 3봉 사이 탈출로를 미리 파악한 뒤 오시길 권해드립니다.

 

Q : 해산굴은 꼭 통과해야 하나요?

A : 아닙니다. 해산굴 옆으로 우회로가 따로 있습니다. 배낭을 벗어야 할 만큼 좁은 구간이라, 폐소공포증이 있으시거나 신체적으로 부담되시는 분들은 우회하셔도 됩니다. 저는 직접 통과해 봤는데,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방향을 찾는 게 더 난감했습니다.

홍천 팔봉산의 해산굴 가는길과 우회로

 

Q : 팔봉산 겨울에 가도 되나요?

A : 안됩니다. 매년 12월부터 3월 해빙기까지 등산로가 공식 폐쇄됩니다. 암릉 구간의 특성상 눈이나 얼음이 쌓이면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Q : 팔봉산 근처에 같이 갈 만한 산이 있나요?

A : 팔봉산은 코스 자체가 짧아서 하나만 오기엔 아쉽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근처의 삼악산을 함께 묶어서 일정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팔봉산에서 암릉의 재미를 맛보고, 삼악산으로 이동해 조망을 즐기는 조합이 강원도 당일 산행으로 좋습니다.

에필로그

홍천 팔봉산은 '가성비 산행'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산입니다. 2km 남짓한 암릉 코스 안에 철계단, 로프구간, 해산굴 통과, 홍천강 강변 하산까지 압축되어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짧은 거리 안에 이 많은 것이 들어있는 산은 흔치 않습니다.

다만 해발이 낮다고 가볍게 보면 반드시 후회합니다. 등산화와 장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8봉까지 가겠다면 체력과 집중력을 모두 챙겨 오셔야 합니다. 봄 진달래가 피는 4월 중순이나, 단풍과 홍천강이 어우러지는 10월 하순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여름에도 강바람 덕분에 암릉 산행의 열기가 잘 식혀지고, 하산 후 강변에서 발을 담글 수 있어 피서 산행지로도 훌륭합니다. 한 번쯤 꼭 가봐야 할 산 목록에 올려두셔도 후회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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